30대 여성의 어떤 해외 원나잇
기차는 파도바를 경유하고 있었다. 이어 넓은 창밖으로 푸른 초원들이 펼쳐지고, 시리도록 푸르고 맑은, 지중해와 인접한 하늘이 그녀의 가슴을 짓눌러댔다.
여자는 유레일을 타고 비엔나에서 로마로 새벽 같이 오며, 비엔나에서 그와의 단 하룻밤을 회고하며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자신의 인생에서 영혼과 감성을 모두 쓸어가버린 단 한 번의 사랑. 낮에서 밤으로 이어진 처음 만난 남자와 단 한 번의 사랑인데, 그리고 쿨하게 다시는 만남을 기약도 없이 그가 잠든 사이 새벽같이 혼자 떠나와 버렸는데, 갑자기 그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 |||
그는 아직도 비엔나의 도시에서 잠에 들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멀리 떠나오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쩐지 점점 더 그로부터 멀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 그리워만진다.
기차는 볼로냐를 지나고 로마를 향해 고속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해방감이 아닌, 무거움으로 점점 더 죄어왔다. 그녀는 데니스가 비엔나 시립공원 요한 시트라우스 동상 앞에서 찍어준 휴대전화 속 사진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사진들을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비밀의 일기장을 태워 버리듯.
그녀는 그와 즐거운 단 하룻동안의 비엔나에서 데이트를 하며 찍은 휴대폰 속 사진들을 바라보며 그를 그리워하다가 마침내는 모두 지워버리기로 한다. 보여 줄 수 없는 비밀 일기장을 태워버리듯.
이처럼 《원나잇 비엔나》는 비엔나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낮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단 하룻동안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수위가 조금 높음에도 '원나잇' 사랑이라고만 할 수 없는 순수한 낭만과 에로틱한 열정이 동시에 존재한다.
인생에서 단 한 번 찾아올까 말까한 서로에게 너무 끌린 사랑이었으면서도, 떠날 수밖에 없는 30대 여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애틋한 그리움, 그리고 비엔나에서 사랑과 추억의 낭만이 독자의 가슴 깊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