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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성적 취향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과의 대결 <쇼윈도> 경수: 혈흔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데요? 정박사: 콩으로 만든 두부를 썬 것처럼 깨끗하지. 남자가 많은 피를 흘리고 죽은 후에 도려냈기 때문이야. 이 팔목과 발목에 족쇄를 채운 흔적을 봐. 범인은 이 남자를 포박한 상태에서 천천히 피를 흘리게 하고, 죽어가는 순간 동안만 이 남자와 섹스를 한 거야. 은경: 그런 극단적이고 강제적 상황에서 남자가 오르가즘을 느끼는 게 가능할까요? 정박사: 죽음과 섹스는 종이 한 장 차이거든. 섹스는 죽음에 반(反)한 생의 의지이지. 섹스 후의 허탈감은 죽음의 느낌이지. 암사마귀는 교미 바로 뒤에 수사마귀를 먹어치워. -차우모완 {추천의 글} 여러 사체의 부위들로 만들어진 마네킹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운 범죄 수사극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잔인.. 2012. 3. 16.
한 소년에게 전부였던 소녀의 죽음/까만 섬 파옥초『 까만 섬』 드디어 그것이 보였다.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소년은 개울 밑바닥, 날카로운 돌 틈 사이에 숨어 있는 그것을 보았다. 미친 듯이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아당겼다. 팔목이 날카로운 돌 모서리에 걸려 찢어졌다. 상처 가득 생긴 손으로 그것을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 차가웠다. 웃고 있었다.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소년은 소녀의 으깨진 머리를 들어올렸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몸통은 보이지 않았다. 소녀의 머리를 가슴에 품었다. 죽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슴에 품었다. 자신의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고 싶었다. 감싸주고 싶었다.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눈으로 보고, 두 팔로 품고 있었지만 믿을 수 없었다.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엉엉 울었다. 흐르는 개울가.. 2012.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