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많은 책들 사이, 보석 같은 책

"나는 블랙커피라는 제2지구에서 왔소" 먼로 <소드마스터> 유머가 있는 SF 읽기

by jeroni 2013. 9. 8.

유머가 있는 SF라면 우리는 닥터 휴의 창시자 더글라스 애덤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극히 유머가 부족한 한국에도 유머가 있는 SF를 쓰는 작가가 있다.

먼로. 이름도 희안하다. 왜 이런 이름을 쓰는지 그 사연일랑 나도 모르겠다. 


"나는 블랙커피라는 제2지구에서 왔소.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이 잘생긴 얼굴은 사실 가짜라오.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먼 미래에 일어날 예언을 하나 하도록 하지. 지구는 1월 8일 토요일, 그러니까 내일 자정께에 멸망하게 될 거요.” 



                               구글 플레이스토어 추천 SF. 먼로 <소드마스터>


위의 대사처럼 이 선집 가운데 하나인 단편 <블루머신>에서 노인의 등장은 심상치 않다.

십수 년 째 사법고시에 매달려 이제 막 성공가도를 달리려하는 남자에게 나타난 노인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 고시생은 어떤 느낌일까. 그 느낌 알 것 같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고시생에게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소개하는 미친 노인.

고시생은 자신을 하이드 박사라고 하는 이 노인에게 엮이고 만다. 거대한 로봇을 조종해줄 것을 강요하는 노인. 그리고 그 약속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고시생. 이상한 계약서를 들인댄다.

 

 1. 하이드 박사를 화나게 하지 않기. 그렇지 않을 시, 즉결심판. 

2. 하이드 박사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기. 그렇지 않을 시, 엄벌에 처함. 

3. 하이드 박사에게 불평하지 않기. 그렇지 않을 시, 엄벌에 처함. 

4. 하이드 박사를 욕하지 않기. 그렇지 않을 시, 엄벌에 처함. 

5. 하이드 박사에게 얼굴 찡그리지 않기. 그렇지 않을 시, 엄벌에 처함. 

‧ 


<소드마스터> 중 [블루머신]은 생애 최고의 날이 생애 최고의 지옥으로 변하고 마는 고시생의 희안한 운명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