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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모음

내가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 이유

by jeroni 2014. 2. 23.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몇 년 후에나 읽어본 <리버 보이>

청소년 문학이지만 청소년 여자가 등장할 뿐 청소년 문학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청소년 문학은 적어도 청소년들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과 관계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성장해가는 피드백 같은 것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 작품은 달랑 할아버지와 손녀의 우정과 사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관계는 비단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다. 애완동물과 노인의 관계에서도 가능하고 말이다.


처음부터 멜로로 아예 설정해 버려서인지 긴장감도 떨어진다. 대놓고 할아버지가 죽을 것이라는 걸

설정해버려서인가 그냥 티슈형 소설로 끝까지 일관한다.

스포일이 될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의 영혼 또는 소녀의 상상이 만들어낸 할아버지의 소년적

모습은 그리 적절하지도 않아보였다. 죽음의 현실을 상상이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의 문제점들도 많이 드러나고 있다. 소녀에게 '그녀'라고 칭하는 문제는 심각하다. 그녀는 

원래 일어적 표현으로서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어휘인데 청소년 소설에 이렇게 남발되고

15세 정도의 소녀에게 그녀라는 지칭이 적당할까. 그리고 교정 상의 많은 실수는 베스트셀러로서

품위를 떨어뜨렸다. 그런 실수들을 재쇄를 하지 않고 베스트셀러에만 초점을 맞춰  

1쇄의 오류를 끝까지 밀고간 상업성도 프로답지 못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친구인 알프레드 영감의 등장이나 캐릭터 창조는 높이 살 만한 부분이다.

이런 현실적 노인의 등장이 오히려 죽음을 담담하게 만들고 나중에 울음을 터트리게 하는 

고도의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티슈 형은 안 된다. 억지스럽고 감동을 주지도 않았다.   


베스트셀러의 거품을 다시 한 번 안겨준 작품이자, 영국에서조차 거품이 많지 않았나 하는

느낌의 소설. 초기의 큰 자본이 투입된 마케팅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지 않았나 싶다.


독자들의 안목은 높다. 그걸 파악하지 않고 자본에만 힘입은 이런 작품의 진가는

후세가 평가하리라 본다. 그때에도 자 본의 힘을 빌어 이 작품을 청소년 명작에

선집으로 넣어 놓는 출판사가 있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리버보이

저자
팀 보울러 지음
출판사
| 2013-01-04 출간
카테고리
청소년
책소개
『리버보이』는 15세 소녀의 눈에 비친, ‘만남과 헤어짐, 삶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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