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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언니가 들려주는 여고생 리얼 성지식

by jeroni 2013. 11. 12.

고등학생 세린이. 그리고 친구 영미, 정연이.

이 셋은 돈독한 사이이다.

그러나 모두 연애를 시작하고, 남자를 알아간다.


하이틴 로맨스 소설 또는 청소년 소설인 서동우 작가의 <세린이와 코코>는 

무심코 흘러가는 일상을 의미 있게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이 여성 작가처럼 섬세하다. 산전수전 남자 경험이 풍부한 세린의 언니가 남자 경험이 처음인 세린에게 멋진 코칭과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아래는 이성에 눈을 뜨고 남자친구가 생긴 여고생 동생에게 조언을 해주는 우스운 장면들...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들:  


                                         세린이와 코코, 서동우 지음 


 나는 얼굴이 더욱 붉게 타올랐다.

 “남자랑 자면 어떤 기분이 들어?”

 말하고는 얼굴을 베개로 파묻었다. 가능하면 푹신한 베개가 내 귀까지 덮어주길 바랬다. 묻자마자 질문의 답을 듣기 싫어졌다.

 “푸핫.”

 언니는 마시던 맥주를 뿜어냈다. 그리곤 한참을 실없이 웃었다. 거실로 언니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갈까 조마조마했다. 엄마와 아빠는 무슨 재미난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방 문을 열고 들어올지 모른다. 그럼 그야말로 절벽에 매달린 신세나 다름없어진다.

 “그만 웃어.”

 나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가 웃음을 멈추지 않는 바람에 벌떡 일어나 언니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알았어. 알았어.”

 막고 있는 손 사이로 말이 새어 나온다. 맥주를 먹은 탓인지 언니의 시원한 입김이 손바닥으로 전해진다.

 “왜? 남자랑 자고 싶니?”

하고 언니는 물었다.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궁금해서. 나도 곧 성인이고.”

 제법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남자랑 관계를 맺는 건, 여자로서 사랑받는다고 느껴지는 행복한 순간이야.”

 언니는 입술을 살짝 일그러뜨리고는 기분 좋은 미소를 만든다.

 “너 아직이지?”

 당연한 질문을 하는 바람에 나는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뭐 하긴.”

 언니는 쿡쿡 웃고는,


***


 “여자는 속옷이 중요해.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 어떤 속옷을 입고 있느냐가 중요하단 말이야. 뭐 체육시간에 옷 갈아입을 때 보면 너처럼 촌스럽게 면으로 된 속옷을 입는 애들이 태반이겠지만. 나중에 한번 잘 봐봐. 세련된 실크 속옷이나, 화려한 모양의 속옷을 입고 있는 애는 없는지.”

 

***


 “당장 내일이라도 할 기회가 생긴다면 느긋하게 너를 풀어놓고 그 시간을 온전히 만끽하도록 해. 처음이라 조금 고통스러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로서 사랑받는 시간임에 틀림없으니.”

 언니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언니. 그러니깐. 그거. 처음 할 때 아팠어?”

 나는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서 가장 궁금한 질문을 했다.

 “아니. 너무 좋아서 내내 그러고 있고 싶었어. 사랑하는 사람과 오롯이 하나가 된다는 기분에 아픔이 들어올 틈은 당연히 없지.”

 언니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언니가 있다 한들 이처럼 멋지게 얘기 해줄 수 없으리라. 나는 무척이나 기뻤다.


***


 방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누워 뒤척였다. 언니 말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기회가 온다면 그건 철휘 오빠이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터져나갈 듯 괴롭게 뛴다.

 “선물이야. 처녀 아가씨.”

 창으로 굽이치는 달빛만 의지한 방 안으로 언니는 뭔가를 던졌다. 검은 그림자의 물건들은 흩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뭐야.”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언니는 대답 없이 방문을 닫고 사라진 후다.

 형광등으로 방 안이 환해지자, 언니가 던져놓은 각양각색의 속옷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엉덩이 부분이 망사로 된 팬티와 레이스가 과하게 달린 브래지어. 모두 새것인지 태그가 그대로 붙은 상태였다. 

 “못 말려.”

 방바닥 가득 찬 속옷을 집어 올렸다.

 방 건너편에서 쿡쿡 웃고 있는 언니의 웃음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보통 언니라면 이런 말을 해주지 못할 텐데. 많이 깨어 있는 의식 있는 언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이성 문제, 학창시절의 생활 등이 재미있고 생생하게 표현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