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모음

은하계 인류 최후의 인간, SF소설『최후의 인간』(the Last Man in the Galaxy)

by jeroni 2012. 9. 18.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톰, 배트맨 등 코믹 만화의 캐릭터들은 실존하진 않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확고한 이미지를 새기며 오랫동안 생생하게 살아있다. 대부분의 영웅들은 정의와 선악이 뚜렷한 가치의 세계에서 ‘선’을 위해 싸우고, 만인으로부터 사랑받는다. 할리우드 식 영웅이나 대부분 외래의 영웅들은 신적인 존재이며 박애주의자이며 그들의 능력은 인류를 구하고 개개인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최후의 인간』(The Last Man in the Galaxy) 속의 영웅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덴은 인간도 아니며, 인간의 편에 서 있지도 않으며, 선악이 뚜렷한 가치가 아닌 선악을 초월한 독자적인 정의와 선의 판단 하에 움직인다. 오히려 그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인류의 편에선 악이며, 페난의 종족 앞에서는 선인 가치에 의해서이다. 26세기 지구라는 선악이 모호한 세계에 탄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웅이지만 아내에게 버림 받고, 실직자에다, 복직을 희망하는 나약한 영웅이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맨’들처럼 신분을 숨기고 살지도 않는다. 도무지 실체를 알 수 없는 외계의 침공 앞에서 그는 자신에게 우연히 부여받은 델타 능력을 통해, 지구의 생명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계의 적들과 싸운다. 하지만 한껏 싸우고 나면 받아줄 곳도 없다. 여전히 거리를 떠도는 부랑자이며, 잘 곳 없는 노숙자이다. 그러다 가끔 위급한 처지에 놓은 개개인의 생명과 대중들을 구할 뿐이다.

 

           한가을 作 『최후의 인간』(the Last Man in the Galaxy)


그는 ‘울트라 용접맨’ ‘플라즈마 맨’ ‘킹 덴 마이더스’ ‘초능력 연금술사’ 등으로 불리며, 텔레비전 쇼프로그램에까지 나오지만 뚜렷한 맨의 호칭조차 아직 부여받지 못했다. 그의 탄생 배경조차 매우 우연적이며 급조적이다. 길거리 영웅은 터널에서 직장 동료들로부터 쫓기며 달리다 어떤 맨의 능력을 부여 받기 때문이다.



기존의 할리우드 형 맨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또 있다. 그가 지구를 침공한 폐허의 도시 우주선 속에서 적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드러나는데, 그는 위급한 순간 불현듯, 상황과 어울리지도 않게, 뜬금없는 우리의 전통 무술의 하나인 <비금생법>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다. 그가 심하게 뇌를 다쳤을 때, 국장이 단지 신경 재활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그의 전자뇌신경이식편에 깔아놓은 재활 동작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않고 내버려두었기 때문이다.



이 뜬금없고, 우연적이고, 무지 외롭고, 길거리를 방황하는 노동자형에다 실직형 영웅. 때론 불교도나 노자적이며 선악을 초월한 니체적인 영웅이자 길거리표 영웅인 덴 D 강. 그가 동아시아적 영웅, 무엇보다 한반도를 활약 배경으로 하는 뉴히어로로서 탄생하기를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