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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책

낯섦과 충동의 다른 이름 사랑, 영화「아이즈 와이드 셧」& 소설『그놈 맛을 찾아서』

by jeroni 2017. 1. 3.

정숙한 여성들, 낯선 욕망의 다른 이름 '사랑' 

-로맨스소설 『그놈 맛을 찾아서』 &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처음 만난 20대 여성들과 상류층 남자들의 한 섹스 파티

정숙하고 집안 바르고, 수줍음에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서 서툰 여자, 20대 여자 수향. 

어느날 여고 동창회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그녀들 가운데 괴짜인 다예는 모임으로 3차를 제안하고 다예가 그들을 데리고 간 곳은 한 클럽. 고급클럽에는 상류층 남자들이 와 있고 여자들뿐인 수향일행은 상류층 남자들과 합석을 한다.

20대 여성들과 어느 곳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상류층 남자들은 사랑과 섹스에 관해 남녀의 다름을 가지고 논쟁을 한다다. 그러던 한 남자가 저돌적인 발언을 한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사랑과 섹스에서 다르지 않으며, 여자들은 모두 암캐이며 그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사랑에 빠질 것임을 3개월 이내에 증명하겠다고 한다. 

여자들은 말이 안 된다고 하자, 그 남자는 게임을 제안한다. 그리고 갖게 된 처음 보는 남자들과 그룹섹스. 집단성교는 혼음파티처럼 변해버리자, 수향은 분위기를 주체 못하고 거리로 뛰쳐 도망나온다.

하지만 그 혼란한 밤의 마력에 점점 이끌리는 수향. 그러나 그 밤과 그 남자들은 한낱 꿈처럼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꿈 같다. 

그리고 스카우트 되어 간 거대한 영화제작 회사. 그곳에서 수향은 얼마전 남자들과 혼란한 밤을 보냈던 남자들 가운데 한 남자를 만난다.


유정선 로맨스소설 『그놈 맛을 찾아서』

그러나 수향은 그 남자가 그 집단 파티에서 그 남자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그 밤은 어두웠고, 모두 잔뜩 취해 있었고, 상류층 남자들은 모두 얼굴마저 비슷비슷했다. 남자는 그녀에게 점점 다가오고 수향은 그 파티의 남자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기 위해 몸을 허락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육체적 탐험의 시작에 불과했다.


정숙하고 현숙한 여자들의 일탈이 더 무섭다

뉴욕의 잘나가는 성공한 의사 빌 하퍼드의 아내 앨리스는 남편에게 지난 여름 휴가지에서 마주친 한 해군 장교에게 강한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남편 빌에게 고백한다. 빌은 이 말에 아내와 해군 장교의 일탈이 환각처럼 늘 떠올라 그를 괴롭게 사로잡는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빌이 아내와 해군장교의 정사를 상상하는 장면)  


빌은 친구의 소개로 상류층이 비밀리에 벌이는 집단 섹스파티에 가게 되고, 거기서 나체에 가면을 쓴 남녀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한 여성에게 강한 성적 충동감을 느낀다. 모델들, 상류층 귀부인들... 마치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회화에서처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성들. 

하지만 빌은 비회원 자격임이 발각되고 처벌을 면치 못한다.

 

수많은 남녀들의 섹스 의식 가운데에서 겨우 돌아온 빌. 그는 그 밤이 한밤의 꿈 같기만 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발견하는 가면...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셧」은 정열과 사랑이 모두 환영의 산물이며 한낱 망상체의 작용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한다. 한 이성에게서 강한 성적 충동을 느끼는 것은 호르몬의 작용이며 그것은 낯설다는 착각, 내가 경험해 보지 않는 사람이라는 데서 오는 낯설음이 아닐까 하는.

유정선의 로맨스소설 『그놈 맛을 찾아서』는 노골적인 제목임에도 자신의 육체의 기억만으로 '그놈'을 찾아내는 성인동화 같은 흥미로운 성적 모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심한 여인들의 부뚜막 체험기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낯선 욕망을 불현듯 발견하고 그에 따르려는 여자들의 성적 모험 판타지 『그놈 맛을 찾아서』(전자책 링크)와 영화「아이즈 와이드 셧」을 비교하면서 보면 좋을 듯하다.     


남편 빌과 정사 중에 다른 남자를 떠올리는 아내 앨리스,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