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올 때마다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며, 장르문학계의 브랜드 작가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파옥초 작가의 세 번째 장르소설선이다.
인간계에 숨어 있는 이종족을 다룬 <비인>, 이슬비보다 조금 가는 는개가 한없이 도시를 적시는 어느 여름 날,
아침부터 일이 하나씩 꼬이더니 점차 일상적 하루가 끔찍한 공포로 변해가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 한 남자 <는개>, 고조선 단군 신화에 기반한 애달픈 단편 역사 로맨스 <건국기>, 어느 예술가의 완전범죄를 꿈꾸는 밀실 트릭의 또다른 케이스인 <밀실살인사건> 등. 이전의 소설들과 소설집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작가의 또 다른 빛깔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단편 선집이다.
-차례-
1.비인
2.는개
3.건국기
4.밀실살인사건
-본문-
여름의 끝자락.
는개가 내린다.
몸서리 처지는 한기에 등골이 오싹했다.
엊저녁 열어두었던 창문을 타고 스멀스멀 들어오는 새벽.
창가 귀퉁이에 부끄러운 듯 앉아 세상을 바라보는 화병 속 데이지 꽃들.
빗줄기가 세상을 부드럽게 노크하는 조용한 아침을 맞이했다.
반쯤 열린 창밖의 풍경은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였다.
습한.
축축한.
기분 나쁜 공기를 폐 속까지 들이마시며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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