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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새 책 읽기

담담하고 진솔한 여백이 느껴지는 역사로맨스 <지봉유애>

by jeroni 2014. 3. 8.

이수광(李睟光, 1563년 ~ 1628년)은 <지봉유설>이라는 백과사전적 저술로 유명하다. 

조선 중기의 왕족 출신 문신으로 성리학자, 실학자, 외교관이었으며 후대의 남인실학의 선구자로서

그의 사상이 토대가 되었다고 전한다.


이런 이수광에 대한 본격적인 역사소설은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수광에 대한 역사소설이자 로맨스 소설인 <지봉유애>가 나왔다.




  

  작가는 집필의도를 아래처럼 밝히고 있다.

<지봉유설> 저자, 이수광의 젊은 날의 방황과 사랑을 통해 역사적인 일도 소소한 개인의 일상이 엮여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봉유설의 내용을 기록한 인물은 분명 역마살이 끼어 있을 것이다, 란 생각에서 시작하여, 이 글은 여행에서 시작하여 여행으로 끝난다. 조선 시대 로드무비를 찍는다는 느낌으로 집하였다.

 

영릉은 어린 시절 파혼을 당하고 함경도 고모 댁에 숨어지내다시피 하다가 가정형편이 악화되어 한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함흥에 남아 혼자 힘으로 살아간다. 그림에 재주가 있어 여인의 몸으로 기방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일을 하며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일에만 마음을 쓴다. 어느 날, 그림을 그려달라는 이수광이라는 선비의 부탁을 받았으니, 그 일은 여인의 벗은 몸을 그려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돈 때문에 그의 청을 들어주게 되고, 둘의 인연은 이렇게 망측하게 시작된다.

그때 마침, 함경도로 새로 발령난 판사 송상현을 우연히 기방에서 만나게 되고, 그가 자신을 버린 약혼자임을 알고 영릉은 복수를 결심한다. 영릉의 복수는 송상현의 마음을 빼앗고, 자신에게 한 것과 같이 그 마음을 짓밟아주는 것인데.그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일들이 전개됨에 상념이 시작 된다....  

이수광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듯 이수광보다는 몰락한 양반집안 출신 화가 영릉의 시선에 초점이 맞춰져 이수광을 조명하고 있다.

약력에서 보듯 작가가 화가여서인지 엣날 산수화나 서화에 대한 식견이나 묘사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또한 옛날 기방문화에 대한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어 남정네들의 궁금증과 환심을 일으키기도 충분하다. 


중후반부부터는 이런 이수광이

단순히 홀로 여행을 떠난다면 외로울 것인데, 기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여인 영릉과의 인연이 돼 그녀와 함께 하는 

여행길은 쏠솔한 재미가 있다. 


이 이야기는 이수광에 대한 역사소설이면서도 역사 로맨스소설이다. 한편의 산수화나 신윤복이나 김홍도의 그림들처럼 여운과 해학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순수하면서도 소박하고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사랑 이야기인 듯 싶었다.  


(리디북스, 네이버북스, 구글 Play 도서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