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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새 책 읽기

아저씨 팬티에 생리대를 붙여봐-웃긴 종합병원 에피소드『우당탕탕 나의 간호일지』

by jeroni 2015. 1. 9.

환자들 중 치질 수술을 하신 분이 있는데 수술한 지 얼마 안 돼서 자꾸 그 부위에 피가 나온단다. 그래서 그분이 남자팬티에 여자 생리대를 붙였는데 사각이라 생리대가 빤스 안에서 춤을 추더란다. 그래서 고민 끝에 속옷 집에 가 남자 삼각을 찾으니 없다 하고. 여자 삼각팬티 제일 큰 걸 사와서 제일 만만한(=어려 보이는) 유유진 간호사보고 말했다.





간호사 아가씨 이것 좀 붙여줘.”

?”

방법을 모르겠어.”

그리하여 똥꼬 쪽에 잘 조준되도록 생리대를 친절하게 뒤쪽에 잘 붙여주었다. 팬티가 참 예뻐서 내가 입고 싶을 정도였다. 꽃무늬.

선배간호사한테 말하니 아니 성희롱이야 뭐야!’ 라고 흥분했다. 그러게, 성희롱이야 뭐야. 근데 어이가 없어서 난 그저 웃었을 뿐이고.

살다보니 별 짓을 다해.

 

유유진 수필 우당탕탕 나의 간호일지』에피소드 아저씨 팬티에 생리대를 붙여봐





종합병원에서 근무한 간호사의 일지들을 모다 에세이로 낸 유유진의 『우당탕탕 나의 간호일지

책에는 위의 아저씨 팬티에 생리대를 붙여준 사건처럼 종합병원에서 일어나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일화와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백색의 병원이라는 딱딱한 장소에 이런 간호사들의 웃음과 감동이 있어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행복한 장소가 되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와 간호사, 그리고 의사들이 경직된 장소에서 웃음이 만발하고 이해와 연민과 유머와 다정함으로 환자를 대하면 행복한 병원이 될 것 같다. 

웃음은 그 자체가 명약이라도 하지 않던가. 나도 많이 웃어 건강과 에너지에 도움이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