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과 사귀는데 친구의 엄마까지 매력을 느껴
둘 모두를 비밀리에 양다리로 사귀게 된 스무 살 여자의 나쁜(?) 로맨스
_진라나 GL <파멸의 손가락>
보예와 사귀면서 동시에 의사인 그녀의 엄마 은솔까지 몰래 사귀면서 천역덕스럽게 보예는 대하고 있는 세리.
세리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오늘 오후 학교 앞 만화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보다 일찍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료를 마시고 간식을 먹을 때 빼고는 여전히 나의 무릎을 베고 만화를 보고 눈빛을 맞춘다.
보예는 다정히 올려다보는 이 눈빛을 마주하기가 두렵다.
엄마도 아빠도 얘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가족 사이에 너무 깊이 들어와 있다. 내 쌍둥이나 되는 것처럼. 이제 아예 나를 대신하고 우리 집에 들어와 살려고 하는 게 아닌가. 나를 지워버리려 한다.
어떻게 이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와 사귀면서도 내게 이럴 수 있을까. 내게 공감 능력이 제로일 때만 가능할 텐데. 세리는 사회병질자, 사이코패스 뇌를 가졌지만, 범죄자는 되지 않는 유형에 해당한 걸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만남이 가능하기나 한 걸까. 세리는 우리 모녀를 모두 속이고 있다.
_판타지백합 <파멸의 손가락> 중에서, 보예의 심리
보예가 보기에 세리는 아주 나쁜 애 같다. 그래서 깨끗하게 헤어져 버리고 싶은 데에도 세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세리의 손가락은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아주 특별하고, 보예에게 사랑의 기쁨을 그 누구보다 크게 선사하기 때문이다.
친구와 의사인 친구의 엄마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리, 둘 모두를 잃고 싶지 않는 보예, 딸에게 세리를 포기할 수 없는 은솔, 세 주인공들의 심리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원인들이 차츰 밝혀지면서 GL <파멸의 손가락>은 읽는 재미를 더해 간다.
후반부에 가면서 세리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이 클라이막스 부분이 바로 세 여자의 갈등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키워드이자 묘미이다. 판타지 장르소설로서도 묘미는 끝까지 읽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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