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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새 책 읽기

21세기 차탈레 부인, 성인들의 해리포터 <천궁> 로맨스 리뷰

by jeroni 2014. 5. 27.

[현대판 차탈레 부인의 사랑]

로맨스 소설 

천궁 


[들여다 보기]

세희는 촉망받는 인재였다. 하지만 전업주부가 되면서 우울증이 생겼다. 남편에 대한 욕구불만도 쌓여 히스테리가 생긴다.

보통 우울증이 생기면 성에 대한 관심이나 욕구가 상당한 수치로 감소한다고 한다. 그러나 세희는 점점 심각해지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갖가지 자위에 집착한다. 갖가지 기구를 사고 수준이 점점 높은 성용품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그건 우울의 근본적인 치료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세희는 인터넷에 올린 뜨거운 자신의 사진에 열광하는 남자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그러나 거의 하루하루 똑같은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중, 세희는 아침마다 마주치는 아파트 옆집 청년을 보게 된다. 차분하고 준수하면서도 빼어난 외모를 지닌 청년이다

세희는 그날도 히스테리를 자위로 풀고 있다가 우연히 홈쇼핑 광고에서 이상적인 남성을 보게 된다. 그가 바로 날마다 마주치는 아파트 옆집에 사는 민준일 줄이야

세희는 지역 광고모델인 민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두 사람은 어린이집 초대를 계기로 급속도로 친해진다. 옆집 민준과 나날이 일상적인 시간을 함께 가질수록 세희는 외로움이 덜해진다. 세희의 일상은 180도 뒤바뀌고, 자신 속의 전혀 다른 여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민준은 연예계의 큰 손, 악마의 탈을 쓴 천사 백장미에게 노예처럼 예속되어 있는데...


일단 개요는 이렇다. 하지만 백장미의 등장부터 이 소설은 점점 로맨스로서 물이 오른다. 



 

대사도 참 재미 있다. 아래는 이제 갓 성인이 되는 동네 남자애가 섹스에 대해 세희에게 질문을 한다. 세희는 섹스에 대해 일갈하는데 웃음이 절로 나와...ㅋㅋ


근데요.”

뭐 자식아.”

뭐 좀 물어봐도 돼요?”

녀석은 난처한 듯 말을 꺼낸다.

뭐든 물어 봐아. 이 아줌마 지금은 이렇게 구질구질해 봬도 꽤 유식해. 나 책도 많이 읽었다아.”

책은 필요 없고요... ... 그거 하면요, 기 기분이 어, 어때요.”

크크크. 너 아다냐?”

전 심각하단 말예요. 오늘 여친이랑 헤어졌거든요. 나름 다 잘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결정적으로 그거 못해줘서 그런가 해서요.”

근데 내가 편해서 그런 거 묻냐? 쉽게 보여 그러냐?”

당연 편해서 묻는 거죠.”

기분 말이지? 남자가 말이냐 여자가 말이냐? 난 남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에?”

그러며 그녀는 녀석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괜히 시간 개 낭비했네.”

하며 녀석이 일어나려 했다.

앉아 봐.”

녀석이 다시 앉았다.

너 근데 아빠한테 이런 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난 엄마 아빠랑 그런 대화 안 해요.”

그럼 이 아줌마가 총대를 메야겠네. 섹스는 그렇다아! 섹스는 말이야 콧구멍이 가려우면 코딱지 파는 거랑 똑같아.”

시원해요?”

시원할 때도 있고 안 그럴 때도 있고.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너만 할 때 다들 기대하는 것보단 별로야.”

그렇구나. 그럼 그거 하면 남자가 더 좋아요 여자가 더 좋아요.”

굿 퀘스쳔. 너 코딱지 파면 손이 시원하니 콧구멍이 시원하니?”

당연 콧구멍이 시원하죠. 나 참.”

거 봐. 그러니까 섹스는 말야 여자가 더 좋아야 한다고. 짜샤.”



이 로맨스 소설의 공간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아파트와 그 주변 동네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일상만큼은 성인들의 해리포터라 불릴 만큼 판타지하다.

21세기판 <차탈레 부인>이나 <모피를 입은 비너스> 같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고대리의 50가지 망상>이 이 책에 등장하는데 그것을 따라하는 에피소드도 웃기기 그지없다.

SM플레이도 등장하는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완전히 뒤틀어 놓고 그보다 훨씬 색다른 것들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17장에 있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왔으나 산부인과 의사들도 모르는 놀라운 합궁법을 두 남녀 주인공이 하고 있다.  


(*전자책 전문 서점 리디북스나 예스24, 알라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도서 코너 등 참조)